일반적으로 필리핀에 반정부 무장투쟁을 하고 있는 반군이 있는 것 정도만 알고 있지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의 반군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필리핀의 반군과 민다나오의 계엄령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필리핀의 반군 반정부 무장투쟁은 197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필리핀 반군은 크게 2개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Mindanao)섬을 중심으로 이슬람 독립 국가를 쟁취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이슬람 반군이 있고, 두 번째는 필리핀 루손섬에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 건립을 꿈꾸며 루손(Luzon)섬 산간 지방을 중심으로 대정부 게릴라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산반군이 있습니다.
민다나오의 이슬람 반군
필리핀의 남쪽 민다나오(Mindanao) 섬에는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에 도착하기 전부터, 당시 동남아시아에서 교역을 하던 아랍 상인들에 의해 이미 이슬람이 전파되어 그들만의 이슬람 왕국(마긴다나오 술탄국, 술루 술탄국 등)이 있었습니다. 이후 약 330년간 스페인이 필리핀을 식민 지배하던 시절에도 민다나오 지역에 살던 모로족(Moros) 혹은 무어인(Moors)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세력을 완전히 정복해 통치하지 못했습니다.
이슬람 반군이 있는 민다나오 지역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고 지금까지도 과격한 반정부 무장 투쟁을 하면서 필리핀 정부군과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간간이 전투를 치르면서 쌍방이 사상자를 내고 있으며 때로는 자금 조달을 위해 위국인을 납치하고 몸값을 받아 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이슬람 반군은 1) 모로 민족 해방 전선(MNLF : Moro National Liberation Front)과 2)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MILF : Moro Islamic Liberation Front) 그리고 3) 아부 사야프(Abu Sayyaf) 등이 있습니다.
민다나오의 계엄령 발령과 해제
이중 아부 사야프(Abu Sayyaf)는 IS(Islamic State,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의 추종 세력이자 과격한 테러 단체로 요인 암살, 폭탄 테러 그리고 납치 등이 전문인 곳입니다.
2017년 5월 22일 IS 추종 세력이자 이슬람 과격파 조직인 마우테(Maute)와 아부 사야프가 민다나오 마라위(Marawi) 시를 점령 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정부군을 투입시켜 반군 토벌 작전을 시작 합니다. 2019년 12월 31일에 정부군은 민다나오 마라위시와 다른 지역의 반정부 도발 행위는 사실상 중단되었다고 발표하고 약 2년 7개월간의 민다나오 계엄령을 해제했습니다.
이렇게 마우테와 아부 사야프는 과격한 이슬람 테러 조직이라 필리핀 정부가 민다나오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토벌 작전을 벌였지만, 다른 민다나오 지역에서는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필리핀의 반군 간의 협상을 통해 이슬람 세력이 자치를 하도록 평화 협정을 맺는 등 필리핀은 국가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 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입니다. 이곳은 필리핀의 행정구역 상 17개의 Region(지역) 중 하나가 됩니다.
민다나오 평화 협상의 진전 결과 주류 이슬람 세력(모로 민족 해방 전선,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평화 협상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세력이며 IS 등의 외부 세력과 연계된 마우테와 아부 사야프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민다나오의 마라위시가 점령 되는 결과를 초래 했습니다.
필리핀 공산 반군 (신 인민군 : NPA, New People's Army)
필리핀 루손섬 산악 밀림 지역에는 지금도 필리핀의 반군인 공산반군이 은신해 있습니다. 필리핀 공산반군은 신 인민군(NPA : New People's Army)이라고도 불리는데 1969년 중국 공산당 모택동 주의를 추종하는 세력으로 필리핀 공산당의 무장 조직으로 결성되었습니다. 과거 소련과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기 전에는 중국, 북한 그리고 동유럽의 공산 국가들로부터 무기와 자금을 지원받아 자본주의 체제와 기득권 세력의 전복을 위해 활발히 무장 투쟁을 했습니다.
1980년 대에 2만 6천 명에 달했던 공산 반군은 1990년대 초부터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더 이상 지원을 받지 못하고 필리핀 일반인들이 외면하면서 서서히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3,500명 정도 수준이고 루손섬 산악 밀림 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반정부 무장 게릴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정부 출범 후 2016년 8월 필리핀 정부와 공산 반군이 평화 협상을 하여 무기한 휴전에 합의했다가 공산 반군 측의 군·경 및 일반인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었습니다. 이에 2017년 12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공산 반군 및 공산당 조직을 테러리스트라고 선포한 뒤 휴전을 중단해 국지적으로 정부군과 공산반군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1969년부터 지금까지 정부군, 공산반군 그리고 민간인 약 4만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정부군이 간간이 토벌 작전을 벌이지만 공산 반군 근거지가 산속 밀림이라 완전히 소탕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렇듯 필리핀에 현재까지 내전에 가까운 필리핀의 반군인 반정부 무장 세력이 투쟁을 하는 이유가 정치 불안과 경제 폭망 그리고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불평등과 불공정이 원인인 거 같아 씁쓸한 마음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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