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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이야기

필리핀 최초의 민족영웅 라푸라푸와 막탄 전투

by 민강사 2024. 8. 29.

 

필리핀 최초의 민족영웅 라푸라푸와 막탄 전투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막탄섬의 왕이었던 라푸라푸의 생애와 세부 왕국 후마본과의 관계 그리고 막탄섬에서 벌어진 마젤란과의 막탄전투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우선 이전에 포스팅해 드렸던 마젤란에 관해 알고 라푸라푸 이야기를 보면 더 이해가 쉽기 때문에 링크 하나 걸어 드리겠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 마젤란의 필리핀 발견과 스페인의 필리핀 식민 지배 시작 [마젤란 3편, 최종]

 

마젤란의 필리핀 발견과 스페인의 필리핀 식민 지배 시작 [마젤란 3편,최종]

이번 포스팅에서는 마젤란(Ferdinand Magellan) 이야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선 내용을 못 보신 분들께서는 아래의 링크 2편을 먼저 보고 오시면 내용 이해가 좀 더 수월하실 겁니다. 참고하

quizsmart.tistory.com

 

 

필리핀 세부에 다녀가셨던 분들 혹은 방문 계획을 세우고 계신 분들이라면 "라푸라푸(Lapu-Lapu)"라는 사람 이름, 물고기 이름, 혹은 지역 이름을 들어 보셨거나 또는 들어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 뿌리는 바로 오늘 포스팅해 드릴 필리핀 최초의 민족 영웅 라푸라푸(Lapulapu)로 부터 출발합니다.

 

필리핀 최초의 민족영웅인 라푸라푸는 누구인가?

 

라푸라푸 왕(1491년? 출생 ~ 1542년? 사망)에 관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설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역사 기록을 보면 라푸라푸 왕이 필리핀 서쪽에 있는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섬으로부터 필리핀 막탄섬으로 이주해 순탄하게 막탄섬의 왕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막탄섬은 필리핀 세부섬 옆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대부분의 위인전 속의 위인들의 어릴 적 모습이 그렇듯이, 라푸라푸 왕도 6살 때 이미 말을 능숙하게 탔었고 7살에 글을 읽고 쓰는 것에 재능이 탁월했으며, 18살에 수영 및 잠수 능력은 거의 아쿠아맨 급이었고 싸움 실력(복싱과 레슬링)은 캡틴 아메리카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지만요...

라푸라푸가 보르네오섬를 떠나 필리핀 세부섬에 왔을 때 이미 세부섬에는 라자 후마본(Rajah Humabon)이라는 세부 왕국의 왕이 있었는데, 후마본이 라푸라푸를 잘 봤는지 흔쾌히 막탄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 라푸라푸가 막탄섬의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후마본과 라푸라푸가 상부상조하면서 잘 지냈는데, 라푸라푸가 세부 왕국으로 들어오는 무역선을 몇 번 공격하면서(해적질) 둘 사이의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지게 되었습니다. 둘 사이가 냉랭할 때 마침 스페인의 마젤란이 필리핀 세부섬에 도착했던 것이고요.

 

막탄전투 장면
막탄전투 장면




때맞춰 후마본이 마젤란에게 부탁하게 됩니다. 막탄섬에 라푸라푸란 왕이 있는데, "그 친구가 우리 세부 왕국이랑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고 너희 가톨릭 선교 활동에도 아주 안티하다" 그러니 마젤란 네가 막탄섬에 가서 가볍게 그 친구 손 좀 봐줘. 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또 이 제안을 마젤란이 흔쾌히 받아들여서 결국 마젤란과 라푸라푸의 막탄 전투(Battle of Mactan)가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마젤란이 막탄 전투에서 허망하게 전사를 하게 되는데, 그 역사적인 사건의 발단이 세부 왕국 후마본이 마젤란에게 부탁한 라푸라푸의 제거 청탁이었던 겁니다.

1521년 4월 27일 라푸라푸를 얕잡아본 마젤란과 그의 군사 약 50명, 그리고 후마본이 지원해준 군사 약 300명과 함께 라푸라푸를 치기 위해 막탄섬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라푸라푸는 약 1,500명의 군사와 함께 마젤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젤란 군대의 무기와 갑옷 등이 아주 탁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군사의 수가 상대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젤란을 포함한 스페인 군사 대부분이 막탄 전투에서 전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나머지 스페인 군인들은 필리핀 세부를 도망치듯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결국, 라푸라푸 왕이 막탄 전투에서 스페인의 대장이었던 마젤란을 죽이고 큰 승리를 거두었고 그로 인해 스페인 사람들이 쫓겨나듯이 필리핀 세부를 떠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외부세력의 침입에 맞서서 싸운 그리고 큰 승리를 이끈 라푸라푸가 필리핀 최초의 민족 영웅이 된 것입니다. 그 이후에 라푸라푸는 막탄섬에서 지내다가 보르네오섬으로 떠났다는 설도 있고, 막탄섬에서 끝까지 살다가 죽지 않고 막탄섬의 바다를 지키는 큰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고 합니다.

 

막탄슈라인의 라푸라푸 동상
막탄슈라인의 라푸라푸 동상

 


어찌 되었건 막탄섬 샹그릴라 리조트 근처에 실제로 막탄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 막탄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막탄 슈라인(Mactan Shrine 혹은 Liberty Shrine) 이 공원처럼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 곳에 라푸라푸 왕의 큰 동상이 바다를 응시하면서 필리핀 세부의 수호신처럼 막탄섬을 지키고 있습니다.

막탄 전투가 벌어졌던 매년 4월 27일 즈음 막탄 슈라인에서는 라푸라푸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막탄의 승리"(Kadaugan sa Mactan, Victory of Mactan)라고 불리는 큰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오폰(Opon)이라 불렸던 막탄섬의 지역 이름을 필리핀의 민족 영웅 라푸라푸를 기념하기 위해서 라푸라푸시(Lapu-Lapu City)로 변경을 해서 부르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재미난 것은, 스페인 사람들이 필리핀을 본격적으로 식민 지배를 하던 시기에..  마젤란을 죽인 라푸라푸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필리핀 바다에서 많이 잡히고 필리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맛있는 생선의 이름을 라푸라푸(영어로 하면 그루퍼 Grouper)라고 지어 주었다고 합니다. 소심한 복수네요...

간혹 그 라푸라푸 물고기를 한국 분들께서 다금바리라고 말씀하시던데.  절대로 다금바리가 아니니 이점 참고해 주세요.. 라푸라푸 물고기가 바리과는 맞는데..  다금바리는 아닙니다.

그럼 필리핀 최초의 민족영웅 라푸라푸와 막탄 전투에 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